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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찾아도 처벌못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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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 작성일19-09-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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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화성부녀자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를 경찰이 30여년만에 찾아냈다고 한다. 지난 1985년과 1991년 사이 경기도 화성에서는 10명의 부녀자들이 차례로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 사건은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잡지 못하고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사건은 영화로도 제작돼 2003년 4월 개봉, 전국민의 관심이 다시 집중 됐지만 범인이 누군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국민들의 기억속에서도 잊혀져 갈 시기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용의자를 경찰이 확인했다는 소식은 다시 한 번 끔찍했던 당시 사건을 떠올리게 했고 용의자의 신원에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이 밝힌 용의자는 지난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부산교도소에서 복역중인 56세 남성이라고 한다. 용의자의 신원은 당시 경찰이 작성한 몽타주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성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딸 집에서 귀가하던 70대가 목이 졸려 살해된 것을 시작으로 1991년 4월까지 6년 동안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반경 2㎞ 안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10대 여중생(1명), 여고생(1명), 주부 등이 손발이 묶여 참혹하게 살해됐다. 이중 1988년 9월 발생한 아홉 번째 살인사건(잠자던 10대 여중생)은 모방범죄로 당시 20대 범인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이 지난 7월 갖고 있던 피해자 증거물에 대한 DNA감정을 의뢰한 결과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관련된 사건 10건 가운데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등 3건에서 나온 DNA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56세 남성의 DNA가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용의자를 특정할수 있었던 것은 DNA 분석 기술 발달 덕분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에는 DN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에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의 의지와 끈질긴 노력이 30여년이란 세월이 지난 뒤에도 이런 성과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사건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DNA가 검출된 상태로 수사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용의자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부인할 것이다. 죄가 가중되면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모두 끝났다는 점이다. 범인을 확정해도 처벌할 수 없는 현실이 기막히지만 사건의 전모는 밝혀야 한다.
정상호   jyr9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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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