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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서 벗어나 유라시아로 - 코로나 시대 속 실크로드 열 신라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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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사학과 교수 강인욱 작성일21-02-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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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사학과 교수 강인욱[경북신문=경희대 사학과 교수 강인욱] 경북신문이 주최한 '2020 신라왕들의 축제'에서 열린 학술대회 '포스트코로나시대 신라왕들에게 길을 묻다'에 참가한 학자들의 발표문을 연재한다. 신라왕들과 신라인의 창조적인 글로벌 의식과 혜안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새롭게 전개될 세계를 적응하는 지혜를 얻기를 기대한다. 
  V. 고립의 시대, 신라를 다시 생각한다.

  한동안 우리에게 실크로드는 낭만이었다. 하지만 그 낭만은 근대 이후 중앙아시아로 식민지를 확장하려는 근대 이후 제국주의의 산물이었다. 실크로드의 본질은 고립이었고 그 고립을 극복하고 소통하려는 인간들의 노력이 나은 산물이다. 지금은 지나간 과거의 문명들과 그 속의 보물을 찾아내는 이야기로 점철된 실크로드는 근대 이후 식민지와 제국주의의 욕망이 투영된 결과였다.

  실크로드라는 용어는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처음 제안했다. 다른 서구의 열강과 달리 독일은 뒤늦게 식민지 경쟁에 뛰어들어서 제대로 된 식민지를 개발할 수 없었고, 그 대안으로 내륙을 통하여 중국에 이를 수 있다는 제안이 그 배경이다. 대항해시대 이래로 식민지라함은 의례껏 바다를 통하여 다른 대륙으로 진출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리히트호펜은 그것을 대륙을 관통할 수 있다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을 제안했고, 여기에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느낌인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이후 영국과 러시아의 그레이트게임, 중국의 일대일로에 이르기까지 근대의 욕망이 투영된 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한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서구열강도, 중국도 아니다. 바로 사막이라는 고립을 뚫고 살아남아 문명을 이은 바로 중앙아시아의 토착민들이다. 수 천년간 유라시아의 각 지역에 고립되어 살면서 점같이 고립되어 있던 사람들을 이었던 하나하나의 선들이 모여서 실크로드를 만들어냈다.

  마치 인터넷의 웹처럼 서로 평등하게 서양인 동양인과 같은 인종의 구분이 없이 각자의 고립된 상황을 뚫고 만들어낸 정보와 물류의 산물이다. 코로나로 고립이 된 지금, 우리는 그동안 당연시 여겼던 사람들 간의 교류와 소통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절감한다.

  과거의 실크로드 그리고 유라시아 횡단 열차는 낭만이 아니다. 그리고 삶의 여유를 즐기며 주유천하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생사의 벼랑 끝에서 살기 위한 결과이다. 타클라마칸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그리고 광활한 시베리아에 흩어져있는 도시들을 필사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이 그 진정한 의미였다. 살고 싶다면 연결되어야 한다.

  기존의 모든 소통과 교류가 막힌 지금은 한반도의 동남부에서 지형적으로 고립되어 있었던 신라의 교류가 떠오른다. 신라는 자신들의 고립을 딛고 끊임없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왔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은 결코 단기간이 아니라 신라 성립전부터 삼국통일까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그리고 각 시대에 맞게 그들의 노력은 적절하게 유라시아와 소통해왔다. 그리고 신라가 고립을 뚫고 유라시아와 이어질 때에 그들의 국력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 안에서 소모적인 논쟁과 지엽적인 문화 요소로 유라시아 속의 신라가 가진 위상을 잊고 있었다.

  이제 다시 고립되어 가는 지금 우리는 천 년을 이어서 고립을 뚫고 성장해온 신라의 지혜를 다시 생각할 때가 되었다. 20세기의 실크로드는 철저하게 서구 열강이 만들어 놓은 것을 뒤늦게 중국이나 일본의 성과를 따라가는 식이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다시 고립되고 있고 세계의 판도는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의 시대, 신라와 북방 실크로드의 길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바로 21세기 포스토 코로나 시대 새로운 실크로드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계속>
경희대 사학과 교수 강인욱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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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