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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의 詩의 발견]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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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작성일21-02-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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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나는 껴안는다
모든 이들이 찌푸리는 걸
불평 한마디 없이
편안한 자리 마다하고
구석에 자리한 채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받아먹으며
누추한 삶의 처마 아래
거북하게 속 가득 찬
당장 버려야 할 것들
온몸으로 껴안고
더러움 속에 슬그머니
버린 알량한 양심까지도
세상에 떠돌던
한때 아끼던
낱말들을 소중히 보듬는다
간밤에 버리지 못한
쉬어빠진 추한 목소리까지
거르지 않은 채 터질 듯 물고
굳게 다문 입술로
모퉁이에 버티고 서 있다

누구나 한때는 다 버려지는
아픔을 견디며
 -전민정, '쓰레기통' 
 
  생각해 보면 쓰레기통이나 걸레를 더러운 물건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불평 한마디 없이 편안한 자리 마다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누추한 삶의 처마 아래, 버려야 할 것들, 온 몸으로 껴안고 굳게 입술 다물고 있는' 쓰레기통과 걸레를, 시인은 인간처럼 '껴안는다'고 고백한다. 아픔을 견디는 어떤 숭고한 대상으로 따뜻하게 껴안는다.
   어떤 시인은 하찮은 '걸레'를 '걸레'로 보지 않고 '거룩한 성자'로 비유한 시인도 있다
   그렇지 않은가 자신을 내 던져서 주위를 깨끗이 하는 그 헌신적인 모습은 다름 아닌 성자의 모습이 아닌가.
   전민정의 시 '쓰레기통'은 자신의 삶을 성찰하지 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태도를 반성케 하는 시다. 당신은 누구인가를 질문한다. 소외된 삶속에서도 주위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는 따스한 인간미가 묻어난다.     새삼스레 나는 왜 시를 쓰는가? 반문해본다 시를 쓰지 않고는 못 배길 어떤 절실함이 있는가,
   시를 씀으로써 내가 느끼는 어떤 만족감도 사라지고, 얕은 서정에 기대어 기계적으로 그저 풀빵 찍듯 시를 굽고 있는 건 아닌가, 자책하는 요즈음이다.
   시를 쓰는 시인의 가슴은 따뜻하다. 마음은 감각적이다. "누구한테나 한때는 버려지는 아픔을 견디며" 사람들은 상처를 부둥켜안고 오늘도 부대끼면서 걷는다, "누추한 삶의 처마 아래서"!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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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