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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세 개의 손을 가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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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1-01-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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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전문가 고영관아무도 없는 사무실, 아니 텅 빈 연구실? 뭐 연구실은 너무 거창하고, 공돌이의 작업실이 어울릴 것만 같다. 나는 일과시간이 끝나 인적이 끊어진 공간에 홀로 남겨진 채 작업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문득 왜 사람에게는 손이 두 개밖에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기납땜기(soldering gun)를 한 손에 들고, 어떤 회로를 구성하기 위해 정교한 솔더링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경우, 대상 기판을 양손으로 잡아야 할 경우가 많은데, 양손이 바이스의 역할에 투입되고 나면 연장을 들어야 할 다른 손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런 종류의 정교한 작업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단순한 공작을 할 때라도, 가령 한 손에 망치를 들었다면 나머지 한 손으로 대상물을 불안정하게 고정하기 보다는 두 손으로 대상물을 잡는 것이 훨씬 유리할 때가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세 개의 발가락을 가진 파충류 전성시대를 지나, 다섯 발가락을 가진 포유류가 등장하며 드디어 인간이라는 고등 생명체로 진화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유전자 변이에 의해 세 개의 손을 가진 돌연변이 인간이 갑자기 출현했다면, 고용자는 아마도 두 개의 손밖에 없는 사람 보다 세 개의 손을 가지고 더욱 능률적인 작업이 기대되는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두 개의 손을 가진 사람들은 종(種)의 진화과정에서 새롭게 출현한 세 개의 손을 가진 사람을 장애인 내지 비정상인 취급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항상 자신의 관점에 기준하고 있을 뿐, 객관적 합리성을 가지기가 어렵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얘기를  되돌리면, 두 개의 손을 쓰는 사람들이 외팔에 한 개의 손을 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장애인 혹은 불구자라 규정하는 것 역시 오직 두 개의 팔과 손을 가진 자신의 입장에서 내리는 확정일 뿐, 외팔에 한 개의 손으로 잘 적응된 사람의 입장에서는 편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즉, 코끼리는 사람의 팔과 같고 손과 같은 긴 코 하나로도 나뭇가지를 잡아 비틀고 꺾어 입으로 음식물을 가져가는데 지장이 없으며, 밀림 속에서 살아가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지 않은가 그 얘기다.
   그리고 내가 만약 독수리라면, 창공을 마음껏 비행하면서 땅 아래를 내려다 봤을 때, 이족(二足) 보행을 하는 인간이나 사족(四足) 보행을 하는 동물이나 그들은 그저 땅위를 기어 다니는 하등 생명체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와 생긴 모습이 다르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나와 다름일 뿐인데, 사람들은 대개 자신과의 다름을 용인하지 못하는듯하여 허구한날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는다.
   치타가 잡은 가젤을 사자가 빼앗고, 하이에나는 때를 지어 사자를 공격한다. 그리고 하늘 위를 배회하는 독수리는 하이에나가 남긴 것을 노린다. 빼앗으려는 자가 뺏긴 자가 되고, 뺏긴 자가 다시 또 빼앗으려 든다. 어떤 것이 정상이며 어떤 것이 정의일까?
   새는 양 날개로 난다 하지만, 새의 머리는 하나이다. 따라서 양쪽 날개 짓이 동기(synchronizing)화 되는 것이며, 두 날개 짓이 동기화 되지 않으면 당연히 그 새는 비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늘 두 날개의 비행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항상 날개 짓을 다른 쪽과 반대로 한다면 비행은 고사하고 그 새는 땅위에서 뒹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나와 다름은 이상한 것이 아니며, 이쪽과 반대쪽에 있어도 날개는 같은 방향으로 퍼덕여야 하늘을 날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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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